청청 말씀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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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만 없는 사람들을 위하여(눅 15:1~3, 11b~32)
있지만 없는 사람들예수님 곁에는 언제나 죄인들, 세리들, 당대의 거리끼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주님은 멸시와 천대에 익숙한 사람들을 넉넉하게 받아들이셨고 그들과 먹고 이야기 나누시고 즐거워하길 마다치 않으셨습니다. 누가복음은 오늘 말씀을 시작하며 이른바 의롭다 일컫는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 학자들이 투덜거렸다고 말합니다. 죄인들과 가까이하는 저 예수라는 자가 무엇보다 싫었지만, 그들의 심사를 더욱 꼬이게 만든 것은 죄인들의 태도였습니다. 죄인들이란 자고로 자기 죄를 인정하고 부끄러움을 얼굴에 보이며 무엇보다 없는 듯 지내야 하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이들이 주님만 만나면 얼굴에 꽃이 피고 웃음이 가득하고 목소리를 높입니다.경건한 유대인들은 죄인들을 보거나 만지는 것만으로도 죄가 옮겨붙는다고 생각했습니다..
202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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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신념의 사람들에게 (눅 13:1-5), 사순절 셋째 주일
신념이 된 분노예수님께서 활동하시던 1세기 갈릴리 사람들의 삶은 그야말로 녹록지 않았습니다. 정치적으로 헤롯 안티파스의 통치를 받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 그는 명목상 유대의 왕이었으나 유대 전역을 다스렸던 그의 아버지 헤롯 대왕과 달리 유대 땅 가운데 4분의 1 규모의 갈릴리 지방만을 다스리는 왕이었습니다. 성경의 용어로는 분봉왕이라고 합니다. 그의 통치가 이처럼 제한적인 이유는 당시 유다는 로마 제국의 지배 아래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유대의 왕이었으나 로마 황제의 신하였을 뿐입니다. 당연히 헤롯 안티파스는 로마의 눈치를 보아야 했고 로마의 각종 요구를 들어야 했습니다. 필연적으로 많은 세금을 징수했고, 강도 높은 강제 노동을 백성들에게 강제했습니다. 사람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졌습니다..
202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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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 날도(눅 13:31-35), 사순절 둘째 주일
정론직필(正論直筆)언론의 정신과 철학을 말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표현이 '정론·직필'입니다. 말, 사실, 사태 등을 곡해하지 않고 바르고 정확히 쓴다는 뜻입니다. 정론직필은 언론의 사명이고 가치입니다. 기자를 비롯해 언론 기관에서 종사하는 분들은 예외 없이 정론직필의 마음과 자세로 일하리라 저는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정론직필이 그렇게 간단하고 쉬운 일은 아닙니다.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권력은 바르고 옳은 말을 하는 이들을 싫어했습니다. 서슬 퍼런 권력의 칼이 춤을 추던 군부독재 시절 언론은 기사 한 편 쓰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했습니다. 부패한 당대 권력을 정조준한 기사나 칼럼이 실리면 당시 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기자를 겁박하고 신문을 폐간시키기까지 했습니다. 정론을 직필하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202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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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의 의도(눅 4:1-13), 사순절 첫째 주일
수난의 길에 들어선 주님을 따라 함께 걷고 같은 호흡을 하려 애쓰고 있는 청파의 청년 여러분들에게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함께하길 바랍니다. 교회력의 전반기는 지난 12월 주님 오심을 기억하는 대림절, 탄생을 기억하는 성탄절, 세상 가운데 자기 몸을 드러내신 주현절을 지나 고난의 길을 통해 죽음으로 가고 계신 사순절로 이어집니다. 지난 수요일 우리는 재의 수요일 예배를 드리며 사순절을 막 시작했습니다. 사순절은 주님의 수난과 죽으심을 기억하고 어느 절기보다 더욱 진실하게 경건과 성찰에 매진해야 하는 때입니다. 모쪼록 사순의 기간 동안 양심을 견고하게 다듬고 마음의 다정함을 잃지 않으시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부탁드립니다.주님의 시험들오늘 우리가 마주한 사순절의 첫 번째 복음서 말씀은 주님께서 광야에서 시험당한..
202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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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 너머(누가복음 9:28-43), 주현 후 마지막, 변모주일
시각적 충격오늘 우리가 마주한 주님의 변화 장면은 신약 성경 안에서 가장 극적이고 화려하며 시각적으로 충격적입니다. 주님은 당신의 아끼는 제자들인 베드로, 요한 그리고 야고보와 함께 산 위로 오르신 후 기도하셨습니다. 얼마간 시간이 지났을 때 기도하고 계신 주님의 얼굴 모습이 변하고 입으신 옷이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얗게 변했습니다.놀라운 사건은 이어집니다. 밝게 빛나는 주님 곁에 두 남자가 섰습니다. 31절에서 누가는 이 사람들이 영광에 싸여 나타났다고 말합니다. 두 사람은 바로 모세와 엘리야, 이스라엘 역사 가운데 가장 위대한 지도자요 예언자들입니다. 신비롭게 변하신 주님이 영광에 휩싸인채 이스라엘의 위인들과 나란히 서셨습니다. 말 그대로 시각적으로 압도적인 사건이 제자들의 눈 앞에 펼쳐집니다. 제자들..
202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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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있는 사람 도감(눅 6:17-26), 주현 후 여섯째 주일
그다지 할 일이 없을 때 저는 인터넷 서점, 주로 교보문고나 알라딘, 혹은 예스24를 뒤적이곤 하는데요. 이런저런 페이지를 넘나들다 보면 흥미로운 책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지난주에 재밌는 책을 발견했고 바로 사서 봤습니다. 친근한 일러스트와 재미있는 제목으로 소개된 책인데요. '‘엔타쿠entaku'라고 하는 일본의 크리에이티브 팀이 그리고 쓴 도감집인데, 제목은 입니다. 지금 보여드리는 이 책입니다. 이 책은 "일상생활 속에 숨어 있는 ‘100명의 좋은 사람’을 발견하여 수집한 도감"이라는 소제목이 붙어있습니다. 제목과 책 소개 그대로 우리가 살면서 한두 번쯤은 만나보았을 법한 좋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와 삽화를 담고 있습니다. 제가 몇 명 소개해 드리겠습니다.갈 수 있으면 갈게라고 말하고 진짜 가는 ..
2025.02.16
우리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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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10월 13일 예배 공동기도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 여러 가지 마음의 모양을 갖고 여기에 모였습니다. 무탈하게 보낸 이도 있고, 걱정으로 밤을 지새운 이도 있습니다. 주님, 예배드리는 이 자리에서만큼은 분주한 마음을 내려놓고 당신의 음성과 말씀에 귀 기울이게 해 주십시오. 주님은 밝은 귀를 갖고 계셔서 우리의 작은 목소리도 들으시는 분임을 잊지 말게 해 주십시오. 주님, 지난 며칠 우리는 멀리 유럽에서 들려온 기쁜 소식에 설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말로 쓰인 우리의 슬픈 역사가 보편성을 갖추고 세계적 공감을 줄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쏟아지는 찬사 속에서도 오늘도 전쟁으로 죽어가는 이들이 있기에 축하의 말을 할 수 없다는 그 작가의 말을 가슴 속에 오래 새겨두어야 하겠습니다. 주님, 슬픔에 공감하고 아픔을 보듬을 수 있는 감..
202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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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10월 6일 공동기도
창조주이신 하나님, 하늘이 얼마나 맑고 높은지 주님 생각이 절로 나는 요즘입니다. 온 세상은 창조의 섭리를 따라 아름답게 피어나고 있는데, 우리 마음은 자꾸만 그늘이 드리웁니다. 세상의 속도에 발을 맞추지 못한 것 같아 불안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일그러집니다. 주님, 세상이 우리를 지나쳐가도 내 옆에는 언제나 주게서 나의 속도에 맞춰 함께 걸어가고 있음을 바라보게 해 주십시오. 주님과 함께 걷는다면 세상의 속도 따위는 두렵지 않습니다. 평화이신 주님, 중동의 형제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적의를 가득 담은 미사일이 집과 학교, 병원과 교회를 가릴 것 없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포탄에 땅이 패일 때, 우리 주님의 마음도 갈라지고 패입니다. 보복과 복수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함을 깨닫게 해 주십시오. 주께서 개..
202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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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2일 예배 기도
하나님,오늘도 이곳에 함께 모여 예배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지난 추석에는 가족, 친척들과 모여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이렇게나 더운 추석은 처음이라며, 눈앞에 다가온 기후위기를 모두가 체감했습니다. 앞으로의 추석도 이렇게 계속 더워지는 것은 아닐지 걱정되었습니다. 피부로 느껴지는 기후 변화에 무력감을 느낍니다. 주님 우리와 함께해주세요. 친척들과 헤어지면서 요즘 같은 때에 아프지 말고 건강하자는 인사를 건네며 헤어졌습니다. 하루 빨리 의료시스템이 정상화 되길 바라지만, 정부와 전공의들간의 갈등은 해소될 것 같지 않습니다. 일부의 전공의는 응급실에 남아 진료를 하는 의사들을 부역자라 부르며 블랙리스트를 공개하는가 하면, 정부는 작성자를 색출해 구속하는 행태도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누군가 패배해야 끝이나..
202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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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8월 25일 예배 기도
주님! 우리는 성령 강림 후 연중 시기의 중간에 와 있습니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닮은 이 시기에 우리의 일상이 작은 신비로 풍성하기를 바라지만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진부하고 악한 소식과 우리에게 닥쳐오는 비극적인 사건들, 희망을 품기 어려운 반복적인 삶의 지속 가운데 우리의 삶은 쉽게 납작해집니다. 마치 뜨거운 날 홀로 우물 앞에 선 사마리아 여인처럼, 우리는 주님 앞에 간신히 서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말을 걸어오실 때, 우리가 상상치 못한 이야기를 들려주실 때, 우리의 납작했던 기도의 언어는 변혁되고, 예기치 못한 기쁨에 휩싸이며, 우리의 시선은 곁에 있는 공동체를 향하게 되고, 그 공동체가 함께 쌓아올렸던 것이 아름다운 형상으로 나타남을 보게 됩니다. 우리의 예배와 ..
202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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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7월 28일 예배 기도
하나님 아버지,오늘 이 시간, 저희가 주님의 앞에 나아와 예배를 드릴 수 있게 하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주님의 사랑과 은혜로 오늘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며, 이 시간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온전히 주님께 드리기를 원합니다.주님, 오늘날 우리는 무더위와 장마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계절의 극심한 날씨 가운데서도 주님의 평안과 위로를 찾기를 원합니다. 무더위로 인해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 주님의 시원한 은혜를 내려주시고, 장마로 인한 피해와 불편 속에서도 주님의 보호와 도움을 경험하게 해주세요.하나님, 우리가 이러한 환경에서, 이웃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지혜와 인내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의 은혜로 이 계절이 우리에게 힘과 위로가 되게 하시고, 이 어려움을..
2024.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