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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청 말씀 나눔66

이방 사람들의 갈릴리(마 4:12-17), 주현 후 셋째 주일 스불론과 납달리 "스불론"과 "납달리"는 갈릴리 호수를 중심으로 서쪽과 북동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비옥한 산지와 골짜기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땅입니다. 목가적인 표현처럼 들리는 "요단 강 건너편"과 "바다로 가는 길목"은 갈릴리 호수와 지중해 사이에 위치한 넓은 땅으로 이스라엘과 이방 나라의 경계에 있는 지역을 가리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스불론, 납달리, 요단 강 건너편, 그리고 바다로 가는 길목은 모두 특정 지역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그런데 뒤이어 나오는 "이방 사람들의 갈릴리"는 그 의미가 사뭇 다릅니다. 이 표현은 앞서 언급한 땅들을 총칭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언뜻 보면 별 뜻 없어 보이는 ‘이방 사람들의 갈릴리’라는 말을 깊게 들여다보면 두 가지 멸시가 담겨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먼저 '갈릴.. 2026. 1. 26.
주님을 처음 뵌 날(요 1:29-34), 주현 후 둘째 주일 세례 요한요한은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오시는 것을 보고 곁에 있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보시오,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입니다."(29) 이 말씀은 사복음서에서 요한복음에만 등장하는 특별한 기록입니다. 공관복음이라 부르는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에는 요한의 이 고백이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공관복음은 요한이 예수님께 세례 주는 모습이 마치 실시간 영화처럼 묘사됩니다(예수께서 나오신다, 물에 들어가신다, 물에서 나오신다, 성령이 내린다, 하늘에서 음성이 들린다). 반면 요한복음에는 주님이 세례받으시는 장면이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습니다.어째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요? 시점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태, 마가, 누가복음은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는 현재 상황을 주목하지만, 요한복.. 2026. 1. 18.
소리의 끝(마 3:13-17), 주현 후 첫째 주일 큰 소리들정향(定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영어로는 orienting인데요. 사전을 보면 방향을 정함, 또는 일정한 방향성을 가짐이라는 뜻입니다. 행동심리학에서는 새로운 정보가 나타날 때, 본능적으로 그곳에 주의를 돌리는 반응을 '정향 반응(Orienting Response)'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사실 거의 매일 이 '정향 반응'을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길을 쾅 하는 소리가 들리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그 소리가 난 방향을 쳐다봅니다. 이게 정향 반응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혹은 익숙한 내 방에 앉아 있는데, 평소에 들리지 않던 소리가 거실에서 나면, 선득함을 느끼고 긴장하면서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행동도 정향 반응입니다. 정향 반응은 낯선 소리를 위험으로 감지하고 그곳을 향해 즉각 바라.. 2026. 1. 12.
땅의 맨 끝에서(렘 31:7-14), 성탄 후 둘째 주일 시간의 매듭새해 첫 번째 주일을 맞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난해를 반성하고 새해 계획과 다짐을 세우며 마음을 다잡는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12월 31일과 1월 1일은 그저 하루가 지고 또 하루가 시작되는 무미건조한 시간의 전환이며 인간이 편의를 위해 고안한 달력상의 구분일 뿐인데 왜 그리 호들갑이냐고 무안을 주기도 합니다. 지당한 말씀이지만, 인간 이해의 깊이가 얕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분명 12월 31일과 1월 1일 사이의 시간에는 어떤 물리적인 차이가 없습니다. 시간은 무심히 흐를 뿐입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일상적 시간의 흐름 사이를 갈라낸 후에 그 안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어째서일까요? 인간이 동물과 다른 여러 이유 가운데 한 가지, 곧 의례를 행하는 존재이기 때문입.. 2026. 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