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청 말씀 나눔50 다음 해 이맘때에(눅 10:38-42), 성령강림 후 여섯째 주일 마르다의 집에서예루살렘을 향한 여정 중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어떤 마을에 도착하셨고, 이내 마르다와 마리아 자매가 사는 집에 방문하셨습니다. 누가복음에서 마르다와 마리아 자매 이야기는 오늘 본문이 다루는 이야기가 전부이기는 하지만, 요한복음에서와 같이 누가복음에서도 주님과 마르다 마리아 자매는 무척 가까운 사이였던 것 같습니다. 주님을 집으로 모시는 일은 제법 품이 많이 드는 일이지요. 당연합니다. 주님은 홀로 다니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딸린 식구가 기본적으로 열두 명, 제자에 속하지는 않으나 주님을 가깝게 따라던 이들까지 포함하면 규모가 제법 되었습니다. 손님 대접을 해 보신 분들은 아시지요. 두어 명 식사 준비도 만만치 않은 일인데, 예수님 포함 최소 열 세 명, 게다가 대부분 건장한 남성들이니 맏이.. 2025. 7. 20. 밥벌이 예언자(암 7:7-17), 성령강림 후 다섯째 주 준비된 체력이 소진되어…제 지인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한 사진을 보고 눈길이 오래 머문적이 있습니다. 사진은 자주 가던 한 음식점 문 앞에 붙은 작은 쪽지였는데,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습니다. "준비한 체력이 소진되어 더 이상 일이 안 됩니다. 죄송합니다. _ 주인백"사연은 이러했습니다. 동네 맛집으로 소문난 사장님이 더 넓은 자리로 새로운 가게를 차렸고, 자리를 잡기 위해 밤낮없이 일을 하다가 결국 몸에 탈이 났다고. 그래서 이날을 시작으로 며칠을 앓아누우셨다는 짤막한 후일담이 적혀 있었습니다. 저는 이 짧은 한 문장이 우리 시대 자영업자들 그리고 노동자들의 애환이 깊게 담긴 한 편의 시처럼 느껴졌습니다. 준비한 재료가 아니라 겨우 붙들고 있었던 나의 체력이 모두 소진되어 더는 일 할 수 없다고 말할 수.. 2025. 7. 14. 나의 폐허에서(사 66:10-14) 옛 노래가 입가에 머물 때요즘은 복음성가나 CCM과 같은 찬양곡들을 그다지 즐겨듣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문득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전에 알고 있던 노래가 입가에 머물 때가 있습니다. 가사도 온전하게 생각나지 않고, 곡의 제목도 가물가물하지만 한 두 마디의 음조나, 짧은 가사 한 대목이 반복되고 그렇게 며칠을 흥얼흥얼하는 경우 말입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일 있으시지요. 지난주 제가 그랬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교회로 오고 다시 집으로 가는 중에 아주 오래 전 들었던 노래의 한 부분이 제 입에서 튀어나왔고 그렇게 일주일 내내 그야말로 흥얼흥얼했습니다. 제 입에 머물며 한동안 자리를 잡고서 떠나지 않았던 노래의 가사는 "내가 쓰러진 그곳에서 주는 나를 강하게 하리, 나는 다시 일어나겠네 주는 결코 나를 포기.. 2025. 7. 7. 멍에를 불살라서(누가복음 9:51~62), 성령강림 후 3주 '감히?'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누가복음 본문은 "예수께서 하늘에 올라가실 날이 다 되었다."는 말로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여정의 방향을 잡기로 마음먹으신 연유가 당신께서 하늘로 올라가실 날이 다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늘에 올라가실 날이 다 되었다는 말은 무엇입니까? 주님께서 죽을 날이 다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주님의 예루살렘 여정은 곧 그의 죽음의 길, 고난의 길인 셈이지요. 그러나 주님은 이 길에서 한 치도 벗어남 없이 걸어가십니다. 주님은 먼저 사람들을 보내어 당신과 제자들 그리고 이들을 따르는 여러 사람들이 잠시 머물 수 있는 공간을 확인하도록 지시하십니다. 주님을 따르는 무리가 작지 않으니 아마도 이런 심부름을 보내신 것 아닌가 싶습니다. 지시를 받은 사람들은 예루살.. 2025. 6. 29. 이전 1 2 3 4 5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