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일과3 성전을 마주보며, (막 13:1-8), 창조절 12주 아이들로부터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느 한 주 쉽지 않은 날이 있겠느냐마는 우리는 이따금 평소보다 더 힘든 시기를 보낼 때가 있습니다. 어떤 이유가 있어서는 아닙니다. 이따금 찾아오는 무기력이나 방전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지난주에 서점에 들렀다가 제 선생님이기도 하셨던 연세대학교의 김학철 교수님의 신간을 발견하고 첫 페이지를 넘겼는데, 머리말 첫 문장이 "나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우울감과 마주해야 했다" 였습니다. 우리는 나이와 상황에 상관없이 불쑥 방문하는 허무와 고통을 대면합니다. 저 역시 그러한데, 지난 며칠이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마음속에 복잡한 생각들이 서로 부딪쳐 파편이 되고 그것들이 내 안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쏟아져 나올 때면 마음 여기저기에 상처를 남깁니다. 그러면 어김없이 까닭도 없.. 2024. 11. 17. 이유없음(막10:2-16), 창조절 6주 사과하기, 사과받기한 가지 질문을 여러분께 던지며 오늘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사과라는 것은 하기가 어려울까요, 받기가 어려울까요? 우리는 언뜻 사과를 받는 일이 사과하는 것에 비해 쉬우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과를 받는 행위는 사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사과를 받는다는 것은 다른 말로 용서한다는 뜻이지요. 용서에는 대단한 결단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용서는 신뢰를 전제하기 때문입니다. 미워할 이유를 찾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용서하고 신뢰할 이유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마음이 그것을 어렵게 여기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는 우리시대 세태를 바라보면서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아름다운 것들 가운데 하나가 용서의 마음 같습니다. 아니 용서하기를 거부하고자 악다구니하는 시대를 우리가 살아.. 2024. 10. 7. 고향에서(막6:1-6) 성령강림후 7주(240707) 오늘은 여러분들과 함께 조금 짧은 메시지를 나누려고 합니다. 지난주에 광고해 드렸듯 교회가 공사를 준비하고 있어 오후에 많은 일들이 있어서 부득이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마가복음을 따라 우리는 주님의 길을 함께 걷고 있습니다. 이제 어디까지 왔는지요. 마가복음 2장의 안식일 논쟁에서부터 시작해 회당에서의 사건, 여러 비유 말씀, 그리고 갈릴리호숫가에서 만난 폭풍의 바다, 야이로의 집으로 향하면서 만난 혈루증으로 고통받는 여인과 야이로의 딸 이야기까지 주님의 여정은 그야말로 숨이 가쁠 지경입니다.그러나 예수님과 제자들의 여정은 아직 지치지 않았습니다.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야이로의 딸을 고치신 이후 걸음을 옮기신 곳은 놀랍게도 예수님의 고향이었습니다. 나사렛입.. 2024. 7.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