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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청 말씀 나눔83

이 사람이 누구냐?(마 21:1-11) 신 vs 신고대 지중해와 그리스 세계를 중심으로 살아갔던 사람들에게, 가장 위대한 영웅이자 탁월한 통치자의 대명사는 단연 로마의 첫 번째 황제 아우구스투스였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지속되던 로마의 내전을 종식시켰고, 이민족의 침략을 성공적으로 막아냈습니다. 아우구스투스는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거대 제국을 일치단결시켰고, 그 결과 제국의 영토는 확장되었으며 사람들의 삶은 매우 윤택해졌습니다. 황제의 은총을 입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를 신으로 떠받들며 경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우구스투스 또한 자신을 향한 신격화를 마다하지 않았지요. 제국의 시민들은 신에 의해 통치받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겼고, 진정한 평화가 도래한 자신들의 시대를 '로마의 평화, 팍스 로마나'라고 불렀습니다.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대략 1.. 2026. 3. 29.
깊은 물 속에서(시 130) 발 끝이 땅에 닿지 않는 경험대학 시절 어느 여름 방학으로 기억합니다. 신학교 동료들과 강원도 미자립 교회 여름성경학교 봉사를 마치고 근처 해수욕장을 찾았습니다. 저는 수영을 전혀 못 하지만, 여럿이 어울려 물놀이하는 분위기는 무척 좋아했습니다. 첨벙거리며 물에 뛰어들고 파도에 몸을 맡기며 즐거워하던 중, 불현듯 홀로 해변에서 멀리 떨어져 버린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 순간, 제 엄지발가락 끝에 지면이 닿지 않던 그 찰나의 감각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물속에서 내 발밑에 아무것도 없음을 느낀 바로 그 지점부터 극심한 공포가 온몸을 휘감았습니다. '물에 삼켜진다'는 말이 무엇인지 비로소 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다행히 곁에 있던 튜브를 잡고 겨우 백사장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벌써 25년도 더 된.. 2026. 3. 22.
한낮의 슬픔(요 4:5-29) 여성의 날1857년 3월 8일, 미국 뉴욕의 섬유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들의 시위가 있었습니다. 결과는 가혹한 탄압이었습니다. 그리고 50여년 뒤, 1908년 3월 8일, 미국 뉴욕 루거스 광장에 1만 5,000여 명의 여인들이 모였습니다. 50년 전 그날을 기억하기 위함이었지요. 당시 여성 노동자들은 좁고 환기가 되지 않는 의류 공장 등에서 12시간 이상 노동했고,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들이 광장으로 뛰어나가 우리에게 빵, 곧 생존을 그리고 장미 곧 존엄과 참정권을 달라 말했습니다. 3년 뒤 공장 안에 불이 났고, 공장 바깥으로 나오지 못하게 문을 걸어둔 탓에 어린 여성 노동자들이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 사건은 여성 참정권 운동의 거대한 시작이 됩니다. 사순절은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는.. 2026. 3. 9.
밤의 순례길(요 3:1-17) 눈을 들어 산을 보니인간은 시선이 향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앞을 보고 걷는다는 것은 곧 시선이 닿는 지점을 향해 걸어가는 일입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원리도 이와 같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문제는 하나님이 우리 눈에 선명히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간절한 부르짖음에도 침묵하시는 듯하고, 때로는 깊이 숨어버리신 것만 같아 우리의 시선은 종종 길을 잃고 방황합니다.하나님이 우리의 시선에 잡히지 않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함께 교독한 시편의 시인이 가르쳐줍니다. 눈을 들어 산을 보는 것입니다(시 121:1). 그런데 조금 비뚜름한 생각이 올라옵니다. '산을 보면 하나님이 보이나?' '켜켜이 쌓인 저 산 앞에 서면 오히려 더 암담해지는 것 아닐까?' 하지만 시인은 더 .. 2026.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