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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23

버려두지 않기로 합시다(요 2:1-11), 주현 후 둘째 주 '나락'이라는 유행최근 저는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거나 콘텐츠를 살필 때 의도적으로 멀리하는 것, 눈여겨보지 않으려는 것, 듣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른바 나락 콘텐츠라고 하지요. 주로 연예인이나 인기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말이나 행동에서 실수하거나 잘못을 한 경우 혹은 과거에 그들이 저지른 어떤 비행이 드러난 경우 그들을 희화화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저는 이런 유의 기사나 '밈'이라 부르는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가급적 피하려고 애씁니다. 제가 도덕적으로 높은 수준의 사람이라서가 아닙니다. 그들의 비위를 두둔하기 위함 역시 물론 아닙니다. 누군가의 실수나 과오를 유희거리로 만들어 조리돌리는 행위가 당사자의 인격을 파괴하고 사회적으로 복구 불가능으로 만들며 무엇보다 회복 가능성을 차단하기 때문.. 2025. 1. 19.
기대의 방향 (눅 3:15-17, 21-22), 주현 후 첫째 주일 벅찬 기대유대의 많은 사람들이 광야로 나와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았습니다. 요한은 단지 세례만 베풀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몇 주 전에 살펴보았듯 그는 서릿발 같은 가르침으로 세례받으러 나온 사람들의 굳은 마음을 부수었습니다. 서슴지 않고 독사의 자식이라 다그쳤고 닥쳐올 진노를 피할 생각 하지 말라고 엄히 경고했습니다. 자랑스럽게 여겼던 유대 혈통도 당신들을 구원할 수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조금 민망합니다. 사람들 입장에서는 도시를 떠나 광야로 나가 세례를 받는 일만으로도 벅찬 결단일 텐데, 생면부지의 예언자에게 질책과 훈계를 듣는다는 일이 선뜻 이해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광야에 모인 사람들은 놀랍게도 요한의 예언자적 음성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습니다.요한의 진심이 닿았기 때문에 .. 2025. 1. 12.
어둠보다 한 발 앞서, 성탄 후 둘째 주(250105) 빛은 왔으나제 아들 지원이는 보통 아침 일곱 시에서 일곱 시 반 무렵 일어납니다. 전날 늦게까지 논 날은 여덟 시에도 일어나긴 하는데, 거의 같은 시간에 일어납니다. 우리 어른들은 잠에서 깨어 아침 시간을 가늠할 때 스마트폰이 보여주는 숫자로 파악하지요. 반쯤 눈을 떠서 시간을 보고 조금 더 자야겠다거나 혹은 일어나야 할 시간을 놓쳐서 화들짝 급한 마음에 아침을 서두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 아들은 아직 시계를 볼 줄 모르기 때문에 아침 시간을 숫자로 인지하지 않습니다. 예컨대 여섯 시에 눈을 떴다고 조금 더 자야겠다고 생각하거나, 여덟 시에 눈을 뜨고는 오늘은 늦잠을 잤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제 아들이 아침임을 깨닫는 유일한 기준이 있다면, 바로 창밖에 해가 떴느냐 아니냐입니다.아침에 눈을 떴는데 창 .. 2025. 1. 5.
탄일종(눅 1:39-45), 대림절 4주 세상이 하 수상하지만,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들리고 있습니다. 성탄이 가까이 왔다는 신호음 같은 이 노래들은 어쩐지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고 괜스레 따듯하게 만들어 줍니다. 산타니, 선물이니, 소비주의에 물든 성탄은 본질을 잃었다느니 엄하게 야단치는 말들도 있지만, 어쩌겠습니까? 성탄은 즐겁고 행복한 날인 것을요. 성탄 찬송도 좋고 현대적인 캐럴도 나쁘지 않습니다. 스산한 마음 한편 따듯하게 만들어주는 성탄의 음악들은 분명히 우리 모두를 위한 작은 주님의 선물입니다.저는 성탄을 주제로 한 노래 가운데 을 가장 좋아합니다. 가사는 이렇습니다. 1. 탄일종이 땡땡땡은은하게 들린다저 깊고 깊은 산속오막살이에도탄일종이 울린다2. 탄일종이 땡땡땡멀리멀리 퍼진다저 바닷가에 사는어부들에게도탄일종이 울린다아주 어린.. 2024.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