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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56

이방 사람들의 갈릴리(마 4:12-17), 주현 후 셋째 주일 스불론과 납달리 "스불론"과 "납달리"는 갈릴리 호수를 중심으로 서쪽과 북동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비옥한 산지와 골짜기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땅입니다. 목가적인 표현처럼 들리는 "요단 강 건너편"과 "바다로 가는 길목"은 갈릴리 호수와 지중해 사이에 위치한 넓은 땅으로 이스라엘과 이방 나라의 경계에 있는 지역을 가리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스불론, 납달리, 요단 강 건너편, 그리고 바다로 가는 길목은 모두 특정 지역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그런데 뒤이어 나오는 "이방 사람들의 갈릴리"는 그 의미가 사뭇 다릅니다. 이 표현은 앞서 언급한 땅들을 총칭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언뜻 보면 별 뜻 없어 보이는 ‘이방 사람들의 갈릴리’라는 말을 깊게 들여다보면 두 가지 멸시가 담겨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먼저 '갈릴.. 2026. 1. 26.
주님을 처음 뵌 날(요 1:29-34), 주현 후 둘째 주일 세례 요한요한은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오시는 것을 보고 곁에 있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보시오,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입니다."(29) 이 말씀은 사복음서에서 요한복음에만 등장하는 특별한 기록입니다. 공관복음이라 부르는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에는 요한의 이 고백이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공관복음은 요한이 예수님께 세례 주는 모습이 마치 실시간 영화처럼 묘사됩니다(예수께서 나오신다, 물에 들어가신다, 물에서 나오신다, 성령이 내린다, 하늘에서 음성이 들린다). 반면 요한복음에는 주님이 세례받으시는 장면이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습니다.어째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요? 시점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태, 마가, 누가복음은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는 현재 상황을 주목하지만, 요한복.. 2026. 1. 18.
거룩한 무죄자들(Holy Innocents)(마 2:12-23) 성탄 후 첫 날성탄절을 기념하는 온갖 장식은 신기한 데가 있어서, 25일을 기점으로 하루만 지나도 그 있음이 어색해지기 시작합니다. 거리마다 흘러나오던 성탄 캐럴은 중단되어 더는 들리지 않고, 보기만 해도 마음이 명랑해지던 멋진 트리와 형형색색 장식물들은 이제 철거 일정을 기다리는 신세가 됩니다. 불과 하루만에 존재만으로도 마음을 설레게 만들어 주던 것들이 이제는 서둘러 처분하고 싶어지는 어색한 장식품이라는 운명이 되어버립니다. 현대인들에게 성탄은 도래와 동시에 망각으로 돌입하는 찰나의 기쁨인 듯 합니다. 가혹한 평가인가 싶지만, 마태복음서가 이야기하는 성탄 그다음 날이 그러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마태복음서 2장 13절의 첫 마디가 이렇게 시작하지요. "박사들이 돌아간 뒤에" 동방의 박사들은 하늘에 .. 2025. 12. 28.
당신은 누구십니까?(마 11:2-11) 내가 누구인지 아는 때대림절 세 번째 주일을 맞았습니다. 기다림의 초가 더욱 밝아졌습니다. 빛이 빛을 더해 온기와 밝기가 더해짐에 따라 진정한 빛이신 주님을 기다리는 이들의 소망도 더욱 든든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두 주에 걸쳐 주님을 기다린 이 가운데 가장 위대한 인물인 세례 요한을 살피고 있습니다. 요한은 누구입니까? 요한은 빛이 세상에 왔음에도 여전히 어둠이 가득한 그 무렵에 광야 위에 우뚝 선 사람입니다. 요한은 옛 시대의 마지막 예언자이자 새 시대의 문을 여는 예언자였습니다. 그의 한 손은 어둠과 심판이라는 과거를 움켜쥐고, 또 다른 한 손에는 소망과 구원을 기다리는 미래를 움켜쥐고 그 사이에서 가교가 된 사람입니다. 요한은 어둠에 잠식당하여 세상 구석으로 도피하지 않고, 대책 없는 낙관에 사로.. 2025.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