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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71

내 오른쪽과 내 왼쪽(막 10:35-45), 창조절 8주 제자들의 처음을 기록한 이유예수님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모시고 따르는 제자들을 생각하면 여러 감정이 교차합니다. 주님을 바로 곁에서 매일 같이 볼 수 있으니 참으로 복이다 싶다가도, 주님과 동행하는 일이 마냥 편치 않고 풍찬노숙하기를 밥 먹듯 하며, 세상의 환호를 받기도 하지만 그만큼 자주 세상의 멸시를 받았다는 점에서 제자로서 사는 삶이 고되었겠다 싶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의 삶을 돌이켜보면 자신이 예수의 제자가 되리라 짐작했던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그들은 제자로서의 삶을 준비하고 연습한 적이 없습니다. 제자 학교에 입학해서 제자 수업을 받았다거나, 제자가 되기 위한 훈련 과정에 참여한 적도 없습니다. 그들은 모두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던 생활인이었습니다. 어부에서 세리에 이르기까지 직종도 .. 2024. 10. 20.
잿빛 하늘(막 10:17-27), 창조절 7주 타고난 재능이 흘러야 할 방향일본의 만화 작가 고토케 코요하루는 여러 단편과 장편을 그렸지만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절치부심하여 2016년부터 연재를 시작해 2020년에 종료한 그의 작품, 는 다행히도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 그리고 미국과 유럽 등 그야말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게 됩니다. 이 작품의 우리말 번역은 입니다. 그 작품의 한 에피소드 가운데 '렌고쿠 교쥬로'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작중에서 그는 주인공과 함께 선한 편에 서 있었고, 강력한 힘을 갖고 태어났으며 의협심이 크고 정의로우며 무엇보다 따듯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교쥬로는 그러나 매우 강력한 악당과 대결 중에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패색이 짙었던 그를 깨운 것은 렌고쿠의 어린 시절 그의 어머니가 병환으로 .. 2024. 10. 13.
은총은 아래에서부터(막 9:30-37) 창조절 4주 어느 저녁 카페 앞에서며칠 전 해가 지고 저녁 바람이 그나마 선선하게 불었던 월요일 저녁이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를 다 하고 난 후에 지원이에게 문득 말했습니다. "지원아, 우리 빠방 타고 저어기 가볼까?" 지원이는 그 말을 듣자마자 두 손을 높이 들고 "와! 신난다!"하고 답했습니다. 요즘 감정 표현이 풍부해졌는데, 마음에 드는 말을 들으면 이렇게 신난다고 말합니다. 게다가 요즘 너무 더웠기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야외 활동이 드물었기에 이런 깜짝 외출에 정말 신이 났던 모양입니다. 아내와 아이를 차에 태우고 우리 집 뒤편 북악산길의 자하문 터널을 지나 효자동 삼거리 인근에 차를 대고 걸었습니다. 아시겠지만 효자동은 청와대를 맞대고 있습니다. 청와대의 역할이 달라져서인지 주변이 조용했습니다. 아이.. 2024. 9. 24.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막 7:24-37) 창조절 2주 성령강림 후 16번째 주일을 맞은 오늘 성서일과의 복음서 말씀은 우리에게 두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바로 시로페니키아 여인의 이야기와 귀먹고 말 더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반적으로 이 두 이야기를 한 번에 다루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두 이야기 사이에 연관성이 그다지 깊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서일과의 말씀 순서는 이 두 이야기를 함께 생각해 보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시로페니키아 여인 이야기와 의사소통에 장애가 있었던 남자의 이야기를 길동무 삼아 주님의 뜻을 생각해 보겠습니다.시로페니키아 여인 예수께서 두로라는 지역으로 가셨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께서 두로 지방에 오신 것을 아무도 모르기를 바라셨습니다. 이러한 지시를 내리신 이유에 대한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두로에 .. 2024. 9. 8.